2018년 6월 8일 금요일

이렇게 살림 차려준 것도 수상하고어머

이렇게 살림 차려준 것도 수상하고어머니는 플라스틱 통에 담긴 김치를 조심스럽게 꺼내어 놓았다난 너희들 관계를 인정해 줄 수가 없다 정상적으로 되돌아와서 다시 시작한다면모를까오희주는 플라스틱 뚜껑을 열고 김치 한조각을 꺼내어 입에 넣었다어머니에게 김영남과의 관계를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머니가 수상한낌새를 눈치챈 탓도 있었지만 김영남의 존재가 조금씩 깊게 그녀의 가슴 속에심어져 왔기 때문이기도 했다나이와 그에게 아직도 달려 있는 사생활을 빼면 김영남은 나무랄데 없는 남자였다그는 사회적인 지위가 있었고 재력이 있었다 경험 탓이기도 하겠지만 그는 여유가있었고 편안했다김치는 매웠으므로 혀가 얼얼했다내가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갑자기 반찬통을 내려놓은 어머니가 멍한 시선으로 오희주를 바라보았다죄진 사람처럼 이곳으로 기어 들어와서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불안해하다니엄마모두 내 탓이다어머니는 모든 것이 아버지 탓이라고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녀는 스스로 자책하는만큼의 비중으로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비축하고 있다고 오희주는 믿었다너에게 엄마로서 자상하게 신경 써 줄 시간이 없었어엄마 엄마 탓이 아니야오희주는 일어서서 그녀의 등 뒤로 돌아갔다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어 곧 엄마를 안심시켜 줄 거야뒤에서 어머니를 안은 그녀가 말했다내가 혼자 있고 싶다니까 그 사람이 이 집을 얻어 주었어 엄마를 무시하고동거생활 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야그래도 그렇지 이년아오희주의 팔을 떨어내려는 듯 상체를 가볍게 흔들며 어머니가 말했다남자가 얻어 줬다고 냉큼 들어와사는 년이 어디 있어 가치없게그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그런 것에 얽매인다는 것도자격지심이야 난 그런 거 신경 안 써어머니는 이제 움직이지 않았다내가 싫으면 그만이야 엄마 알겠어어머니의 볼에 입을 맞춘 그녀는 몸을 떼었다회사가 무슨 무역이라고 했지그건 왜내가 좀 알아보려구오희주는 이맛살을 찡그렸다엄마두 참 인정할 수 없다면서그래두내가 차근차근 알려 줄께 이따가힐끗 그녀를 올려다본 어머니는 더 이상 입을 열지는 않았다그 사람 오늘 오후 외국으로 출장가니까 엄마 여기서 자고 가언제 오는데그녀가 먹다 만 식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