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둥그렇게 뜬 기무라가 침까지 꿀컥 삼켰다 아베님이 그토록 강하단 말인가 무술 뿐만이 아니올시다 군략과 학문 거기에다 인품까지 겸비하신 분으로 교고쿠 가문을 능히 중흥시킬 인재올시다 그동안에 그대는 아베님의 충복이 되었구나 제 주군은 이제 아베님이시오 어쨌든 난관을 잘도 뚫고 이곳까지 왔구나 기무라가 길게 안도의 숨을 뱉았다 곧 여장군부터 만나야 될 것이다 이미 손을 써 놓았어 그 때 마당을 건너오는 인기척이 났고 곧 서너명의 무사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앞장 선 40대의 왜소한 체격이 바로 마시타이다 마시타도 하가와의 시종 무사 가네다를 아는 터라 얼굴에 반가운 빛을 띠었다 오 가네다 그대가 왔구나 영주 대리님께 문안드립니다 가네다가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었으나 마시타는 건성으로 끄덕이며 주위를둘러보았다 무언가를 찾는 듯한 몸짓이었다 아베는 어디 있나 성밖의 민가에 여독이 겹쳐 누워 있소이다 이삼일 지나면 회복되실 것이오 오 다행이다 털썩 상석에 앉은 마시타가 얼굴을 펴고 웃었다 수고했다 가네다 그럼 아베에게 약을 지어 줄 테니 가져가거라 제 8대 장군 아시카가 요시마사는 소심한 성격인데 반하여 부인 히노 도미코는 여장군이라고 불릴 만큼 과단성있는 성격인데다가 탐욕이 강했다 그래서 정치에 깊게 관여함은 물론이고 고리대금업에까지 손을 뻗쳐 축재를 했고 교토 외곽에 여러 개의 관소를 설치하여 세금까지 걷었다 그런데다작년에 요시마사의 아들 요시히사를 낳은 후 부터는 더욱 기고만장하여 세력을 키웠는데 요시히사의 후견인으로 삼은 영주가 바로 야마나 소젠이다 이미 요시마사는 동생 요시미를 후계자로 정하고 후견인에는 호소카와 가문의 호소카와 가쓰모도가 되어 있는터라 정국은 이제 양대 세력으로 나뉘어진 상황이었다 교토 기타야마의 호화로운 궁성 안에서 도미코가 막 저녁상을 물렸을 때방문 앞에 궁내대신 우가이가 납작 엎드렸다 궁주께 아뢰오 직할령 안으로 호소카와 가문의 가신 이케다가 보낸 기마군 3백이 들어 왔소이다 도미코가 초승달처럼 그린 눈썹을 치켜올렸다 나이 30이 넘었지만 백옥같은 피부에 흑요석 같은 눈동자는 강렬한 눈빛을만들었고 야무진 입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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