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8일 금요일

장기석이나 고칠수 둘 다 술에 세어서 대여섯

장기석이나 고칠수 둘 다 술에 세어서 대여섯 병 씩은 마셔야 조금 마신 정도인 것이다  승합차의 뒷문을 연 고칠수는 이쪽에 등을 보이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장기석을 보았다  야 이 새끼 어떻게 된 거야  버럭 소리친 고칠수가 몸을 굽히면서 안으로 들어간 순간이다 누가 뒤에서 와락 등을 안았으므로 고칠수는 곤두박질을 치면서 엎어졌다  이런  눈을 치켜뜬 고칠수가 허우적대면서 상반신을 겨우 세웠을 때 뒤통수가 빠개지는 것 같은 충격이 오면서 눈앞이 하얗게 되었다 입을 쩍 벌린 고칠수가 말 한 마디 못하고 엎어졌을 때 목소리가 들렸다  돼지 잡는 것보다 쉽구만  그리고 다음 순간 고칠수의 의식이 끊겼다 애지가 돌아왔을 때는 윤혁이 고칠수의 몸을 누에 껍질처럼 테이프로 칭칭 감아놓은 직후였다  오빠 이거  애지가 윤혁에게 아이스크림 하나를 내밀었다 저는 또 하나를 먹는 중이다  먹어  쓴웃음을 지은 윤혁이 의자에 등을 붙이고 앉더니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먹었다 장기석과 고칠수는 앞쪽 바닥에 나란히 눕혀져 있었으므로 윤혁의 두 발은 그들의 몸을 밟고 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애지가 물었는데 마치 관광의 다음 일정을 묻는 관광객 같다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윤혁이 팔목시계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교대 시간까지는 앞으로 7시간이나 남은 것이다 그러자 애지가 윤혁을 향해 쓴웃음을 쳤다  그럼 오빠가 아까 이 자식이 하다 못한 걸 해줄래  뭐  정색한 윤혁이 물었지만 애지는 태연했다  그거 말야 그거 옷 벗고 하다가 못한 것  이게 정말  속으로는 하고 싶으면서  너 까불면 혼나  그럼 언제 할 건데  뭐  언제 할 거냐구  이게 정말  주먹을 들었다가 윤혁이 입맛을 다시고는 도로 내려놓자 애지는 코웃움을 쳤다  결국은 하게 될 걸 빼지마 오빠  시끄러  아끼다가 똥 된다구  윤혁은 이제 지친 듯 대답하지 않았다 애지는 스무 살이다 고등학교 2학년을 중퇴하고 방황하던 애지를 지금까지 4년 동안 친동생처럼 보살펴왔다 지금 애지는 남동생하고 둘이서 산다 소녀가장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lt계속gt [오민지 코드] lt229gt 운명 17 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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