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이 눈을 세모나게 떴다 빠찡코의 사무실 안이었다 눈을 부릅뜨며 박삼의 시선을 잡았던 정팔호가 헛웃음을 쳤다 내가 이래뵈도 사장님 오른팔이다 사징힘이 서울로 나를 세 번이나 찾아와서는 같이 일하자고 해서 따라 내려 왔다 는 건 너도잘 알고 있을텐데 세 번 찾아갔다는 말은 첨 듣는디요 내가 창립공신이란 말이다 얼굴을 일그러뜨린 정팔호가 탁자 건너편의 박삼에게 바짝 상반신을 굽혔다 네놈이 요즘 사장님하고 붙어 다니면서 어깨애 힘주는데 야차 그것까지는 좋아 하지만 지금 사장님이 어디 가셨는지는 꼭알아야겠다 경철이 전화로 박삼을 불러내는 것을 이 자리떼서 들은 정팔호였다 그리고서 경철은 정팔호를 남겨두고 사무실을 나갔는데 새벽 네 시쯤 되었을 때 눈을 떠보니 경철은 소 파에서 자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아침 7시 반쯤에 정팔호 는 고춘태가 호텔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놀란 정팔호는 경철을 깨우려다가 그만 두었다 경 철에게 조금 서운한 감정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고춘태를 처 리 한 것은 경철이 틀림없었고 그렇다면 자고 있던 자신을 깨워 그 기쁨을 당연하게 같이 나뒀어야 했다 그리고 8시 쯤 일어난 경철은 정팔호로부터 고춘태의 사고 소식을 듣더 니 그냥 머리만을 끄덕였다 그러니 정팔호가 소외된 기분이 안 들 리가 없었다 경철이 9시쯤 다시 나가자 교대하듯 들 어온 박삼을 화풀이겸 들볶는 것이다 너 오늘 새벽에 사장님하고 같이 있었지 하고 정팔호가 추궁하듯 물었을 때 박삼도 어깨를 폈다 이 양반이 증말로 무슨 소리를 허는 거여 박삼이 눈을 부릅떴다 사징힘은 인지까지 사무실에 기시다가 아까 9시에 나가셨는디 형님허고 내동 같이 기셨잖여 그 순간 정팔호가 아차하는 표정이 되더니 커다랗게 머리 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그건 어제 였었지 제1장 내란평정 도청기술이 발달된 세상이라 직원 한 명 짜리 심부름 센 터도 고성능 도청기로 어지간한 대화는 다 듣는다 당황한 정팔호가 헛기침을 했다 사장님은 어젯밤 10시 부터 나하고 쭉 같이 계셨지 내 가 소주를 너무 많이 마셨나보다 그는 경철을 향해 존칭을 쓰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지는 본인도 몰랐다 권명환은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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