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갑호의 이맛살이 찌푸려졌다 대동실업은 봉제공장으로 이제까지현갑호가 밀어 주었던 공장이다 다른 공장은 소량으로 스타일이 여럿인 오더가들어갔지만 대동의 김 사장에게는 물량이 많고 스타일이 단순한 제품의 오더를주어서 생산량이 잘 빠지게 만들어 주었었다 계약은 매수로 하는 것이므로 하루 생산량이 1천 장 나오는 공장하고 2천 장 나오는공장하고는 수익금이 엄청난 차이가 난다수화기를 내려놓은 현갑호는 현도환의 시선을 피하듯 얼굴을 돌린 채 자리에서일어섰다 최정구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면 뻔한 것이다 최정구는 김영남에게설득당할 것이다사무실을 나온 현갑호는 어둑한 공장을 바라보았다 한쪽에만 불을 켠 채 공장장과기사가 기계를 살피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어지럽게 실이 걸린 채 멈춰 있는기계들은 어릴 적에 보았던 운동회가 끝난 저녁의 학교운동장같이 황량했다 이번에일이 터졌어야 했다 공장의 사장들이 들고 일어나서 현금을 요구하고 나아가서물품을 담보로 잡으면 세영은 곤경에 빠지게 된다 그때에 자신이 나서서 수습을하는 것이다 안일제로는 아직도 공장장 역할이 역부족이라는 것을 김영남이실감하게 해주고 싶었다 설령 그가 그렇게 느끼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없는 세영의공장관리가 순조로운 것을 참고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야 너 사장님 잘 모셔 알았지혀가 꼬부라져서 받침이 들어가는 말은 둥글게 넘어갔으나 최정구의 목소리는 컸다그는 초점이 흐린 눈을 부릅떠 김영남의 옆에 서 있는 여자를 노려보았다 그러는그의 한 팔은 자신의 파트너 어깨 위에 둘러져 있었는데 취해서 부축을 받는다는것보다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였다 걱정마 최 사장이나 운전 잘 해방문을 열면서 김영남이 대답했다 장일수와 대동의 김 사장 국제의 강 사장정우의 박 사장은 호텔의 로비까지는 따라들어 왔으나 제각기 어디로 사라졌는지이제는 둘이 남은 것이다사장님 그럼 잘 쉬시요그의 등을 향해 최정구가 다시 소리치자 김영남은 한 손을 들어 보이면서 방으로들어섰다 최정구에게 옆 방을 잡아 주었으니 그는 옆방에서 묵든지 놀다가든지 할것이다방으로 들어서자 히터를 틀어 놓은 상태였으므로 후끈한 열기가 온몸을 덮었다저어 주춤거리며 문 옆에 선 여자가 입을 열었다 길게 물결치는 듯한 머리카락이 어깨밑으로 내려와 있었고 동그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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