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큼 남아 있으니까 어서 집어 넣으세요삼촌두손으로 얼굴을 가렸던 김옥현이 눈물로 범벅이 된 손을 뻗쳐 봉투를 집더니 강기철에게 내밀었다이 돈이 어떤 돈인데요 삼촌김옥현이 흐느끼며 말했을때 강기철이 눈을 부릅떴다정말 내 심정 아시면서 이러실겁니까 형수가 이러면 이럴수록 내가 미쳐간다는걸모르십니까자리를 차고 일어선 강기철이 심호흡을 하고는 김옥현을 내려다 보았다할일이 있어서 나가야겠습니다 부대는 당분간 귀대 안합니다 연락 드릴께요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온 강기철은 어깨를 늘어뜨렸다 만일 형이 살아있었다면돈을 받기는 커녕 고함을 치며 꾸짖었을 것이다 그런 형이다 시골의 조직에서 하급보스로 생활해온 형이지만 동생이 자립하고 있는것만을 자랑으로 여겨왔다 그런 형이마지막 며칠전에 자신을 찾았다는 것이다 강기철이 시내 중심가에 있는 일성 오락실앞에 섰을때는 오후 2시반 경이었다 안에서는 기계 소리가 요란했는데 이곳이 이른바 파친코라고 불리는 도박장이다 오락실 옆 골목 입구에 서있는 사내 두명은 경비역일 것이었고 낯이 익었다 상가에서 보았던 얼굴들이다 이 오락장도 조직의 보스인민광준의 소유인 것이다 그때 사내들이 강기철에게 다가왔다 그들도 이쪽을 알아본것이다다가선 두 사내는 모두 강기철보다 서너 살 아래로 보였는데 전형적인 조직원 스타일이었다 근래에 들어서 대부분의 조직이 양성화되어 조직원도 말끔한 회사원 행색이었지만 가장 바닥의 행동대는 거의 변하지 않았고 조직이 단순할수록 더 그렇다 두 사내 중 하나는 체중이 130은 될 것 같은 거구였고 또 하나는 짧게 깎은 머리에 가죽재킷 차림이었다 둘 중 무기를 가진 자가 있다면 짧은 머리일 것이라고 강기철은 예상했다왜 게임 한번 하려고거구가 느글거리며 물은 것은 나름대로 호의를 보인다고 봐도 되었다 형님뻘이 되는강용철의 동생인 것이다하려면 12번 기계로 가 그놈이 잘 터져 하고 거구가 말했을 때 짧은 머리는 바짝다가섰다여기는 무슨 일이오서진수가 누구야강기철이 묻자 짧은 머리의 가는 눈이 치켜뜨여졌다난데 왜 그러는 거요나하고 잠깐 이야기 좀 하지그럽시다선선히 머리를 끄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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