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31일 일요일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요 하지만 투우에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요 하지만 투우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 그 정도는 이해해 줘요 결국 라파엘은 그 주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세빌리아에서 투우가 열리기 전날 밤 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는 지독하게 잠겨 있었다 감기에 걸린 모양이었다 내일 투우에 나가기로 한 걸 취소할 수는 없나요 아나리자 논쟁을 자꾸 되풀이하고 싶진 않소 나도 동감이에요 당신이 걱정스러울 뿐이라고요 안심해요 나는 문제없으니까 내일 집으로 돌아가겠소 내가 돌아가면 같이 이야기 좀 합시다 알았어요 당신이 그런 식으로 화내고 나가버린 것에 대해서도요 전화 저쪽에서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요 몸은 아무 탈없소 네 단지 당신이 없어서 적적하긴 하지만요 나도 마찬가지요 그러나 내일이면 돌아갈 거니까 그럼 잘 자요 달링 네 당신도 몸조심해요 전화가 끊겼지만 아나리자는 오랫동안 수화기를 들고 있었다 라파엘을 만나고 싶다 한시라도 빨리 그녀는 더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내일은 그를 만나러 갈 것이다 세빌리아의 투우장으로 아나리자는 수화기를 내려놓지 않고 그 자리에서 훌리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도 투우를 하는 오빠의 모습이 보고 싶다고 했다 하이머도 함께 가겠다고 했으나 마뉴엘은 새로 사귄 여자와 데이트하느라 그런데 쫓아갈 여유가 없다고 했다 다음날 아침 아나리자는 훌리아와 함께 하이머가 운전하는 차릍 타고 세빌리아로 달려갔다 투우가 시작되는 것은 저녁이었지만 일찍 출발해서 그곳 시내를 구경하기로 계획한 것이다 아니라자는 아름다운 거리를 바라보면서도 라파엘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투우에 임할 마음의 준비는 끝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그녀는 거리를 제대로 구경할 수가 없었다 여섯 시 조금 전 아나리자 일행은 투우장에 도착했다 길게 늘어선 행렬을 따라 투우장에 입장한 아나리자의 가슴은 세차게 두근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자리에 앉자마자 라파엘의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아무데도 없었다 훌리아가 그런 그녀를 위로하듯 아나리자의 팔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렇게 걱정하지 말아요 오빠는 이 투우장 어딘가에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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