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여유를 드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예의를 갖추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차에서 내린 이지현 앞으로 신준이 다가와 섰다 빗발은 조긍 가늘어져 있었지만 바람은 더욱 거칠어졌다 태풍이 중부지방에 서 올라오는 중이다 신준은 그녀의 팔을 끌어 바로 앞쪽 커피숍 으로 들어섰다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조그만 커피 숍 안에는 손님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날씨 때문일 것이다 이태원의 이곳까지 그녀를 데려온강재진은 바깥차 안에 있는 모 양이었다 김이 피어오르는 커피잔이 앞에 놓여질 때까지 마주앉 은그들은 입도 열지 않았다 창밖의 하늘이 잠깐번쩍 하더니 한 참 있다가천둥소리가났다 신준의 시선이 이지현의 이마에 머물 렀다 머리칼 몇 올이 비에 젖어 이마에 붙어 있다 그의 시선을 받은 이지현이 손끝으로 머리칼을 올렸다 이검사가 제 조사는 그만두겠다고 했어요 이지현의 목소리는 조금 떠 있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신준 씨에 대한 진술을 받겠다고 하던데전 영문을 모르겠어요 신준의 시선이 자신의 입술 위에 머문것을깨달은 이지현이 아 랫입술을 입안으로 숨겨 넣었다 다시 천둥이 울리면서 철판을 세게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이지현은 오늘 이석환 검사의 출석요구를 받고 검찰에 다녀왔던 것이다 신준이 입을 열었다 내가 이검사를 만났어 그리고 내 이야기를 했지 듣기만 하더구만 녹음을 했고 아마 놀랐겠지 쓴웃음을 지은 신준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제 거긴 풀렸어 아무도 귀찮게 하지 않을 거야 비가 너무 오네요 바람도 세고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싸쥔 이지현이 어깨를 웅크렸다그리고 이곳은 추워요 어디 따뜻한 곳 없어요 산소 호홉기를 뗀 사사키가 입술을 떨며 웃는 시능을 했다 춥군 양선영이 그의 손을 두 손으로 감싸저었을 때 의사가 낮은 목소 리로 말했다 5분입니다 의사는 강한 눈빛으로 그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더니 병실을 나 갔다 사사키가 손가락을 움직여 그녀의 손을 마주쥐었다 이제 산소 호흡기를 쓰고 있어도 그의 심장은 거의 기능을 잃고 있었 다 의사는 오늘밤을 넘기기 힘들다고 했으니 이 5분이 그와의 마 지막 대화였다 기운을 내세요 메마른 목소리로 양선영이 말하자 사사키가 다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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