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6일 목요일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에 갔던 길을 따라 그곳까지 갈 생각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에 갔던 길을 따라 그곳까지 갈 생각이었다 정원에 밤의 장막이 내리기 시작했다 상쾌한 밤 공기가 남아 있던 졸음을 조용히 쫓아 주었다 산책로에는 움푹 들어간 곳이 몇 군데 있었다 그 위로 가로수 나뭇가지가 축 늘어져 있고 그 아래로 벤치가 놓였다 마치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운치 있는 정자 같았다 아나리자는 그중 한 벤치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모두와 얼굴을 마주 대하기전에 잠시 이곳에 앉아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해서였다 그녀는 가만히 벤치에 앉았다 마음이 바뀌었다니 대체 어쩌려고 그래 생각지도 못했던 카르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여자랑 라파엘이 결혼하는 것을 그냥 놔둔다면 모든 일이 다 끝장나 버리고 만다고 그 정도는 당신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아무래도 그 목소리는 바로 뒤쪽 벤치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고의는 아니라 해도 다른 사람 말을 몰래 엿듣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나리자는 자기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빨리 알리려고 벤치에서 일어나려다 말고 도로 주저앉아 버렸다 하이머의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그건 그때 일이고 지금은 그녀는 나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정말 마음의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아 이 겁장이 그 여자가 라파엘과 결혼만 했다하면 훌리아 손으로 들어가려던 것이 하나도 남김없이 그 두 사람 것이 되어버리잖아 그래도 괜찮다는 거야 재산을 노리고 그 촌스런 훌리아와 약혼한 주제에 정말 어쩔 셈이지 예정대로 할거야 그녀와 결혼하는 것까지 말야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한다라고 말할 생각이신가 이봐 제발 농담 좀 그만해 미안하지만 그 말은 사실이야 훌리아가 지참금을 산더미처럼 가져오든 입을 옷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든 이제 그런 거는 문제가 아니라고 아나리자는 그 말을 듣고 살며시 미소지으며 마음속으로 성원을 보냈다 하이머 정말 멋있어요 다시 카르멘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 입에서 그런 잠꼬대같은 소리를 들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이제 됐지 테라스로 가야겠어 하이머가 짜증스런 목소리로 재촉했다 아직이야 얘기가 아직 안 끝났잖아 당신이 라파엘의 약혼녀를 내쫓아 주겠다고 약속했었지 바로 지금이 그 찬스야 그렇게 약속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때는 그 여자를 본적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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