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국이 시계를 보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세시 정각이 되었소잠깐고영한 곁에 섰던 대좌 계급장을 붙인 군관이 앞으로 나서며 이현국을 바라보았다이현국이 멀뚱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고 그 순간에 10여 명의 군관들이 일제히 방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관총을 겨누었다이현국 상장 너를 반역죄로 체포한다카랑카랑한 목청으로 대좌가 말했다 방 안은 순식간에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해졌다반항하면 사살하겠다 수령님을 반역한 죄로 너를 체포한다이봐 너는 누구야오일수가 한 걸음 나서자드르르륵대좌가 쥐고 있던 기관총 끝에서 파란 불꽃이 튀었고 오일수는 가슴을 움켜쥔 채 땅바닥에 쓰러졌다이현국의 얼굴이 굳어졌다 기갑사단장 박만준이 고영한을 바라보았다 고영한이 군관들을 돌아보았다저 반역자들을 묶어라 조금이라도 반항하는 놈이 있으면 사살해라고영한의 말소리가 들리자 이현국과 박만준의 어깨에 힘이 풀렸다 다시 무딘 소리가 들렸고 연대장 한 명이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졌다 창고 안에서는 더 이상 말소리가 들려 오지 않았다 부시럭대는 소리만이 들렸다뒷짐을 진 채 결박을 당한 이현국은 환하게 밝혀진 특구의 차단기둥이 올려지고 차량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다섯 대쯤 되는 군용차량이었는데 보위부대원들을 가득 싣고 있었다 그들은 어리둥절해 하는 기갑사단 장병들 사이를 지나 이쪽으로 다가왔다 장갑차에 앉아 있던 병사들이 그들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다이현국은 머리를 떨구었다제31장 내란의 종말창 밖으로 남산 타워가 바라보였다 케이블 카가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짙은 녹음에 싸여 있는 남산은 주변의 경관을 해치는 건물들이 철거 되었으므로 옛모습을 되찾게 되었다그 일이 이번 사건의 기폭제가 된 것 같기도 하군요강용창 부장이 입을 열었다그는 옆에 앉은 조인구 차장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을 받은 차장은 머리를 들었다 단정한 얼굴이었고 귀 윗부분에 흰머리가 조금 보였다네 현재 상황으로는 그렇게 판단 됩니다어쨌든 미국의 함대가 갑자기 기동연습을 한 것이 북한을 자극한 건 틀림 없습니다한세웅이 단정하듯 말했다그리고 그 기동연습을 일본의 가네야마 총리가 클린턴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을 했구요리챠드 부장도 그것이 북한의 보수파들을 자극한 것이 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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