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침대에 기대 서있던 오돌이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다가와 섰다불안하듯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대장군께 서신은 드렸지만 아직 아무런 말씀이 없소바짝 다가선 오돌이가 낮게 말했을 때 안희손은 입술을 비틀고 웃었다서신을 받고 사흘이나 지나도록 이징옥에게 고변하지 않았다 그만하면됐다허나 대장군 성품을 모르시는 말씀이요오돌이가 혀를 차더니 머리를 저었다대장군은 가타부타하고 나서지를 않는 성품이란 말이외다제 목이 날아날 판인데 주저하고 있을까안희손이 이제는 눈을 치켜뜨더니 잇사이로 말했다오늘 저녁에 이행검은 위사 20여명을 이끌고 이징옥을 칠 것이다 기습하면 승산은 충분하다주위를 둘러본 안희손이 목소리를 낮췄다물론 내가 진무소 소속 군관 여섯을 이끌고 먼저 치고 들어갈 것이다 그러니 대장군이 뒤를 받쳐 주어야 한다어 어떻게 할깝쇼대장군에게 정북군의 밀정 하나가 잡혔다고 해라 수양대군이 장수들에게보낸 밀지를 품고 있었다고 전해그 그것이 사실이오그렇다머리를 끄덕인 안희손이 다부지게 말했다이미 그 밀지를 이징옥도 읽었다고 그러면 정종은 꼬리에 불이 붙은 심정이 될것이다반쯤 몸을 돌린 안희손의 말이 빨라졌다이제 내 신분을 밝혀도 좋다 일정은 닷새전에 잡혔고 밀지가 정종 앞으로 보낸 것인지도 모른다고 전해안희손과 오돌은 해주의 정북군 진영에서 만난 사이였던 것이다 오돌은이번일이 성사되면 양민 신분이 됨과 동시에 금 1000냥을 받기로 했다안희손이 진 밖으로 사라지자 다시 주위를 둘러본 오돌은 정종의 진막 안으로 들어섰다 점심을 마친 정종은 허리 갑옷을 두르고 있던 중이었다나리 오위진무소 소속의 밀정 하나가 잡혔다고 합니다바짝 다가선 오돌이 다급하게 말하자 정종이 머리를 들었다그게 무슨 말이냐수양대군이 보낸 밀지를 품고오던 일정이 잡혔는데 밀지가 이미 황제폐하께 올려졌다는 겁니다누가 그러더냐얼굴을 굳힌 정종이 묻자 오돌이 머리를 떨구었다이행검 나리의 수하로 잠입해 있는 오위진무소 소속 군관한테서 방금 들었소이다으음목구멍으로 신음소리를 뱉은 정종이 눈을 부릅떴다언제 잡혔다고 하더냐닷새전에 잡혔는데 밀지가 나리에게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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