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도적놈이고 분명한 배신자니까퍼뜩 눈썹을 치켜 올렸던 박재호가 머리를 돌렸다 굳게 다문 입술 끝에서 희미하게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나한테 도와달라고 말해라 이런 생활에서는 적도 없고 동지도 없다 난 너에게그것을 가르친 사람이니까그렇다면 나한테 바라시는 건 뭡니까 그건 생각해 보지 않았어 하지만 널 순수하게 돕고 싶은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다그걸 그대로 받아들일 박재호도 아닐테고 넌 위기만 벗어나면 다시 딴 생각을할테니까댁은 처음부터 날 믿지 않았어요 나는 그걸 느끼고 있었습니다넌 날 믿게 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어 누가 먼저 보여야 하는 건지 네가 잘 알것이다진일하고 세영의 문제야 경쟁회사 간의 문제란 말이다 진일을 도울 수는 없다너에 대한 내 감정은 그 다음이고난 진일을 곧 떠날 겁니다오더는 현갑호에게 진행시킬 거냐 그를 바라보던 박재호가 마지못한 듯 머리를 끄덕였다 김영남이 재떨이에 담배를비벼 껐다오더는 얼마나 빼돌릴 작정이야 까놓고 말해라 이제 나는 너의 적이 아니니까 물론 그렇다고 동지도 아니지서로 이용하는 관계라고 치자 그래 얼마야 50만 불쯤 됩니다 3개월 후에 선적으로 그 다음에는원사는 준비되었어 부자재는 내 말은 자금 준비가 되었냔 말이야아직 아파트를 은행에 넣어야 하는데 등기이전이 끝나지 않아서박재호를 쏘아보던 김영남이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햇빛이 비치고 있었으나 바람이 세어서 옷자락이 펄럭이며 몸에 감겼다 12월초인데싸늘한 날씨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었다 추위에 얼얼하게 되어 버린 뺨을손바닥으로 녹이며 민영희는 대한빌딩의 현관으로 들어섰다 로비 건너편의커피숍에서 풍겨 나오는 커피 냄새가 맡아졌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사무실빌딩이어서 로비에는 사람들이 많았고 제각기 바쁜 모습들이다 아무도 자신을거들떠보지도 않았으므로 민영희는 어깨를 늘어뜨렸다커피숍에는 빈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으나 중간 부분에 앉아 있는김영남의 모습은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미안해요 좀 늦었어요자리에 앉으며 낮게 말하자 김영남이 눈을 슬쩍 올려 떴다가 내렸다여기 당신 이름으로 등기이전 했어 합의각서도 써 왔고김영남이 서류봉투를 탁자 위에 밀어 놓았다마음 같아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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