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고 왔습니다야 여기 커피 가져와앞쪽에 앉은 여직원에게 소리쳐 시키고 난 현갑호가 그를 찬찬히 바라보았다직장생활 하다 보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거야 여기서 며칠 놀다 가나하고갑자기 절 보자고 하셔서어허 급하기는 우리 사이에그와의 사이가 별로 좋았던 것도 아니었으나 그렇게 말해 주는 것이 싫지는 않았다공단지역에서는 이미 소문이 쫘악 깔려 있을 것이다오늘 내일 사이에 박 이사도 내려올 거야 아니 이제는 박 사장이지 같이 만나서이야기나 하자구현갑호는 공장의 사장으로 틀이 잡혀 있었다 작업복 차림에 수염을 깎지 않아얼굴이 꺼칠했고 머리가 부스스했으나 표정에는 여유가 있어 보였다어떻게 보면 이것도 인연인데 김영남 씨와 얽힌 인연 그렇지 않은가 글쎄요 저는 그렇게까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하지만 인생은 돌고 도는 거야 어제의 원수가 오늘의 친구가 되는 수도 있고왜냐하면 사업에는 친구고 개뿔이고가 없거든 거래상 이득이 되면 친구가 되고손해가 날 것 같으면 그때부터 원수가 되지최진규가 눈을 껌벅이며 그를 바라보았다그 양반 때문에 자네가 정직처분 당한 거 알고 있어 씨팔 세영에서 원사팔아먹었다는 것은 하늘이 알고 땅도 알아 자넨 억울하겠지 안 그래 하지만 이미 끝난 일이야 얼른 다시 시작할 생각을 해야 돼 잊을 건 잊고김영남에 대한 그의 표현이 예전보다 많이 완화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으나 그의말도 맞는 구석이 있었다과거에 얽매어 있다가는 앞으로의 할 일을 놓치는 수가 있다 최진규는 잠자코커피를 한모금 삼켰다 그래도 집 안에 처박혀 있는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꼭 한번만나자고 한 사람은 현갑호밖에 없다 현갑호가 말을 이었다사람은 기회를 놓치면 안 돼 최 형박재호 씨가 진일을 그만두고 회사를 차렸어 나하고 동업식으로 차린 건데 잘될거야 같이 이야기 좀 해 보자고처음 듣는 말이었으므로 최진규는 잠시 현갑호를 바라보았다 박재호가 진일에서코너에 몰리고 있다는 것은 지난번 그들을 만났을 때의 이야기로 짐작하기는 했다그러나 며칠 동안 자신이 집 안에 처박혀 있는 사이에 상황은 빠르게 변해가고있었다 세포들이 분열해 나가는 것처럼 뭉치고 헤어지는 일이 쉴 사이 없이일어난다 최진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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