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9일 목요일

바람을 쏟아내고 있었다더운데

바람을 쏟아내고 있었다더운데 무슨 일이요오 사장이 의자를 끌어당겨 그의 앞에 앉으며 물었다 그와는 6개월쯤 전에 작업을 하고나서 거래가 끊겼다 1백여 대의 편직기를 보유하고 있는 대동편직은 대한무역의 경쟁회사인 동양상사의 계열공장이었다요즘 어디 오다를 합니까 동양상사단가만 잘주면 아무것이나 해야지 왜 오다 좋은 것 줄라요오 사장이 싱긋 웃었다폴리아세테이트 원단을 짜고 계신다면서요네 동양상사 원단이요하루에 얼마나 짭니까5천 킬로 정도는 될거요 그런데 왜 거기도 아세테이트 오다가 있소턱수염을 쓸면서 오 사장이 궁금한 듯 물었다 스무 살에 편직기사보조에서 시작하여 20년이 넘도록 편직기에만 매달려 온 사내였다 이제는 바늘 돌아가는 소리만 들어도 원단의 바닥이 얇은지 두꺼운지를 알았다 그리고 무역부 직원의 얼굴만 보아도 편직작업을 의뢰하러 왔는지 정보를 얻으러 왔는지도 알아맞출 수 있었다 그러나 김영섭의 얼굴을 보고는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놀러온 것 같기도 하고 급한것 같기도 했다 김영섭은 느긋하게 오 사장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그 원단 급한 겁니까아 그럼 수출회사 오다치고 급하지 않은게 있소 흰색 검정색그리고 하늘색과 진홍색이 있어소요량은 모두 얼마나 됩니까모두 6만 킬로 정도 되나김영섭이 머리를 끄덕였다됐군뭐가 되었단 말이요그 원단좀 땡겨 씁시다 우리가 그만큼 원사는 공급시켜 드릴께요 편직비도 드릴테니까김 대리 미쳤소오 사장이 정색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 보았다 둘러보나마나 사무실엔 둘밖에 없었다 공장에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그들의 귀를 울리고 있었다그러니까 원사를 대동편직으로 옮기면 되겠네조정혜가 말했다지금 창고에 쌓여 있으니까 국제로 보내지 않고 대동으로 보내겠어그리고 가서 계약을 하라구 내가 동양상사보다 10퍼센트 편직비를 올려주겠다고 했으니까 그렇게 해김영섭의 말에 조정혜가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계약을 마치면 편직되어 있는 원단을 가져올 수 있어요오미현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그래 그렇지만 밤에 날라야 돼 알았어 동양상사 직원들이 알면 오 사장은 거래가 끊겨 지독하게 보복을 당할거야 편직된 원단을 우리한테 먼저 주었다는 것을 알면 말이야또 밤일을 하게 되었네요오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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