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다 물론 이렇게 큰 전투가 처음이기도 했다 형님 목숨을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만 제가 어떻게 아버님 얼굴을 뵐수 있겠습니까 겨우 더듬거리며 말한 마사토모가 주르르 눈물을 쏟았다 저는 이곳에서 죽고 싶습니다 못난 놈 입맛을 다신 이반이 마사토모를 노려보았다 마사토모 일어나라 이반의 눈빛은 사나왔고 주위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주위에 둘러선 무사들 대부분은 이반의 부하들이었다 시종장 긴끼도 안도도 얼굴을 굳힌채 그들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이반의 눈빛을 받은 마사토모가 겨우 일어섰을 때였다 마사토모 저기 떠오르는 해를 보라 이반이 칼 끝으로 동쪽 하늘에서 마악 떠오르는 태양을 가리켰다 넌 살아 있다 밝은 날을 볼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반이 마사토모에게 자신의 칼을 건네주었다 자 이 칼을 너에게 오늘을 기념하여 준다 이 칼을 보면서 오늘을 기억하도록 다음날 햇살이 환하게 대지를 비추었을 때 전장의 참혹한 모습이 완연히드러났다 마사토모는 보가 6500의 군사 중 4000 가까운 전상자를 낸 다음 직할령으로 피신했는데 그야말로 참담한 패전이었다 선대로부터 가문에 봉사해온중신 우까이를 비롯하여 수행했던 가신 중 열에 아홉이 죽었으며 마사토모는 겨우 제 목숨만을 부지하여 교토로 도망친 것이다 이것은 호소카와 야마나로 나뉘어졌던 양대 가문의 구도가 일거에 뒤바뀐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른바 가가 벌판의 싸움이다 바람도 그친 쾌청한 날씨여서 호소카와는 요시미 성의 성루에 올라 벌판을 내려다보았다 성주 주위에는 지난밤의 공을 뽐내는 듯 무장들이 둘러서서 그의 시선을 기다리는 중이다 주군 우까이의 목과 함께 야마나의 가신 50여구의 목을 늘어 놓았소이다 목 구경을 하시지요 아래에서 무장 하나가 소리치듯 말했을 때 호소카와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냐 구덩이를 파고 한 곳에 묻어라 호소카와가 뱉듯이 말하고는 정색했다 그리고 비석을 세우도록 가가의 목 무덤이다 그렇게 합지요 후세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옆에 서 있던 마사나가가 말하자 호소카와는 대답 대신 눈을 가늘게 뜨고벌판을 내려다보았다 마사토모를 죽이지 못했으니 야마나 가문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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