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일 일요일

뉴월에 피죽 한그릇도 못 먹은 놈 같은데 몇천억을 가진 알부자라니 원 생긴 것하고는 다

뉴월에 피죽 한그릇도 못 먹은 놈 같은데 몇천억을 가진 알부자라니 원 생긴 것하고는 다르게 사는 모양이군요 그들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 오영식한테 오늘밤 만난 사내가 아무래도 후지모리가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불안만 더해져서 일을 그르칠 염려가 있다 핏쳐만이 보여준 후지모리의 사진은 백발에 깡마르기는 하였지만 얼굴의 윤곽이 전체적으로 가늘었다 눈도 적은 편이었고 콧날도 가늘었다 그런데 오늘밤 만난 후지모리는 눈매가 사나웠다 그리고 어딘지 자신의 얼굴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분장을 한 것 같았다 한세웅은 차례로 불이 켜지는 엘리베이터의 층 표시를 올려다보았다 이미 마음도 굳혀져 있었으니 그들이 어떤 방법으로 부딪쳐 오던 간에 놀라지는 않을 것이다오영식이 불쑥 입을 열었다까짓 돈 못 빌려도 상관없지 않습니까 우린 할 일 다했어요한세웅은 대답하지 않았다 오영식과 헤어져 방으로 들어선 한세웅은 양복 윗도리를 벗어 소파위로 던졌다 방 안은 알맞게 온도가 조절되어 있어서 쾌적했다 아래쪽 차도를 달리는 자동차의 소음이 희미하게 들려왔다 소파에 앉은 한세웅은 두 다리를 뻗고는 머리를 등받이에 기댔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온몸이 나른하였으나 정신은 또렷했다천장에 걸린 유리로 둘러싸인 형광등이 보였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유리칸의 수를 세던 한세웅은 문득 김명화의 얼굴을 떠올렸다 골프 코치 하고도 밀회를 시작하였다던 오영식의 분개한 얼굴도 보였다 한세웅은 유리칸의 수를 세던 것을 멈췄다전화벨이 울렸다 한세웅은 수화기를 들었다여보세요아 한회장님 나창석입니다웬일이십니까한세웅은 상체를 세웠다잠깐 말씀 드릴 것이 있어서 이 말씀을 꼭 드린다는 것이 잊었지 뭡니까저 아래층 로비에 있습니다 아직 주무시지 않으면 잠깐 말씀을 나눴으면 하는데요한세웅은 시계를 올려다보았다새벽 한시가 넘어 있었다좋습니다 내려가지요잠깐이면 됩니다알았습니다수화기를 내려놓은 한세웅은 한동안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이거 미안합니다코트의 깃을 세우고 기둥 옆에 서 있던 나창석이 말했다오사장은 방에 있습니까네한회장 잠깐 밖으로 나가실까요 차 안에서 이야기를 하십시다 여긴 좀 거북하군요그가 로비를 둘러보며 말했다로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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