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나왔다 그것은 남녀가 교접할 때 내는 소리였고 깊은 산속이어서인지 참으로 거리낌이 없었다짙은 풀숲에 몸을 숨긴 채 마푸즈는 아래쪽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세 채의 집은 각각 20미터쯤 떨어져 있었고 밖에 나와 있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들 집 안에 있는 모양이었다엔지의 말로는 낮에는 경비원이 두어 명 정도가 남아 있는다고 했으므로 우선 앞쪽 집에 한 놈이 있는 것은 확인된 셈이다여자가 서너 명이 있다니까 한 집에 한 명이나 두 명이다넌 여기 있어엔지에게 말하자 그는 두 손을 모으고 앞으로 내밀어 보였다 묶어달라는 시늉이었으므로 그가 바라보자 싱긋 웃어 보였다 앳된 웃음이었다 많이 잡아도 스물다섯 살 정도일 것이다 피부색은 까무스름했으나 맑은 눈과 흰 치아가 돋보였다마푸즈는 주머니에서 한 뭉치의 끈을 꺼내어 그의 앞으로 내밀었다네가 묶어라엔지는 주저앉더니 끈으로 자신의 다리를 묶었다 그를 내려다보고 있던 마푸즈는 남은 끈으로 엔지의 손을 동여 매었다입은 막지 않겠다엔지가 웃음 띤 얼굴로 머리를 끄덕였다 마푸즈는 비명소리가 들린 첫번째 집부터 수색해 보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가깝기도 하였지만 년놈은 정사가 끝난 후여서 늘어져 있을 것이다마푸즈는 조심스럽게 풀숲을 헤치고 비탈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오가 가까운 시간이어서 뜨거운 태양열이 머리 위를 덮어씌우듯이 비치고 있었다갑자기 남자의 고함소리와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으므로 마푸즈는 풀숲 속으로 몸을 굽혔다 이제는 무엇인가를 내던지는 듯 요란한 쇠붙이 소리가 들렸다마푸즈는 머리를 들었다소리는 가운데에 있는 집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이제 두 명까지는 확인이 되었다 마푸즈는 허리를 굽히고 집 쪽으로 다시 다가가기 시작했다카린은 두 다리를 벌린 채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방 안은 더운 숨 냄새와 함께 비릿한 냄새로 가득차 있었고 호흡할 때마다 맡아졌다 판자의 벌어진 틈사이로 스며들어온 햇볕이 사내의 어깨와 자신의 아랫배를 일직선으로 갈라 놓은 것이 보였다사내는 정사가 끝나자 옆으로 굴러 떨어진 채 고른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는 매일밤 잠자리를 같이 하던 사내가 아니었다 경비원으로 남겨졌던 사내가 들어온 것이다 사내들은 여자들을 공유하고 있었으므로 밤에 같이 잔다고 해서 자기 여자라고 주장하지는 않았다얼굴을 들여다보지 않을 때도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