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그러자 바깥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문 쪽에 귀를 대고 있던 고영미가 이번에는 조금 크게 말했다 커피숍에서요 조금 후에 내려갈게요 대답이 없었으므로 그녀는 문을 열었다 빈 복도가 시야에 들어왔으므로 그녀는 문을 닫았다 웬 테니스야 저녁시간에 혼잣소리로 중얼거리면서 그녀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각도가 꺾 여진 햇살에 나무 숲의 반쪽이 그늘에 덮여 있었다 고영미가 아래층의 커피숍에 내려간 것은 그로부터 삼십분쯤이 지난 후였다 횐 바탕에 짙은색 무의가 찍힌 원피스차림의 그녀가 커피습에 들 어서자 사람들의 시선이 모아졌다 아랍인과 서양인들이 뒤섞인 속 에서 김기영을 찾아내는 것은 쉬웠다 원피스 자락을 펄럭이며 다가 오는 그녀를 본 김기영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노타이 셔츠에 구두를 신고 있었지만 그의 옆에는 테니스 라켓이 꽃혀진 가방이 놓여져 있 었다 지나다가 들렀습니다 무뚝뚝한 말투로 그가 말했다 심심하실 것 같기도 해서 낮잠을 자고 있었어a 그의 성난 듯한 표정을 보자 괜히 우스워졌고 따라서 짜증은 순식 간에 풀렸다 하지만 난데없이 테니스라니 놀랐어요 난 매일 아침저녁으로 테니스를 칩니다 잘 치세요 못 칩니다 블랙리포트 31 그리고는 대화가 끊겼는데 의자에 등을 기댄 고영미는 이제 여유 를 갖고 그를 바라볼 수 있었다 침묵이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눈 샙은 짙었으나 그 밑의 두 눈은 졸린 듯이 조금 눈두덩이 내려져 있 었고콧날은두툼하고곧다 입술은고집스레 닫혀져 있었지만 말을 할 때에는 인상이 밝아지는 사내였다 피부는 햇볕에 그을려서 흙갈색으로 윤기가 났고 키는 일미터 팔 십쯤이나 될까 매력적이진 않았고 조금 엉뚱한 구석이 있는 것처 럼 보였다 웨이터가 다가오더니 시키지도 않은 아랍식 차를 내려놓고는 돌 아갔다 이곳에 온 지 오래 되셨어요 이윽고 고영미가 묻자 그가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8개월 9일째가 되었습니다 아아 라바트에 오기 전에는 시에라레온의 후리타운에서 17개월 길일간있었지요 숫자 개념이 정확하신가봐요 그냥 버릇이 된 거요 세는 것이 돈 계산은 서툽니다 테니스는 어디서 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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