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거야 서울에서 온 사람들도 있으니까 알아서 하겠지 신호가 떨어지자 조영규가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 518호실 부탁합시다 미스터 김을 이장훈이 좌석의 등받이에 등을 기대면서 숨을내쉬었다 이제 김 블랙리포트 127기영은 공식이건 비공식이건간에 완전히 대사관과 인연을 끊게 되 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마 가민은 납치범을 찾기 위해서 김기영부터 잡으려고 할지도 몰랐다 전화기를 내려놓은 김기영이 방안의 사내들을 바라보았다 처진 시울이 조금 들려져 있었다 모로코 경찰이 우리가 납치범들과 협상하고 있다는 것을 안답 눈 니다 움직임을 멈춘 사내들이 잠자코 그의 시선을 받았다 대사관에서 연락이 온 겁니다 우리더러 이곳을 떠나는 것이 낫 겠다고 하는군요 그럼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것도 안단 말이로군 강인섭이 말했다 떠납시다 짐도 풀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납치범들하고는 어떻 게 연락을 하지 우리가 옮긴 장소를 대사관에 알려줘야 할까 다른 방법이 없어요 대사관은 이제 이 사건에 관여하지 못할 입 장이지만 마지막으로 어디 마땅한 곳이 있습니까 말을 자르는 박찬식을 김기영이 눈을 끔벅이며 바라보았다 호텔에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경찰이 찾기로 마음만 먹는다면 금방이니까 그렇다고 내 숙소로 들어갈 수도 없고 아파트를 빌리든 집을 통째로사든 아무래도 좋아요 자금은 있 습니다 128 시선을 떨어뜨린 김기영이 머리를 끄덕였다 한 곳이 있기는 해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생각난 곳이 있습 니다 밤 아홉시 라바트의 메디나 구역에 있는 스위스 거리는 이제 번 쩍이는상점들의 불빛으로 낮과는 다른 분위기가되어 있었다 밤의 쇼핑시간이 되면 이 거리는 활기를 띠는 것이었다 아케이드가 늘어선 수크 에스 스바트에 못 미쳐서 여러 개의 골목 이 큰길 좌우로 나 있었는데 안쪽은 오래된 전통가옥들이어서 미로 와 같은 길들이 얽혀져 있었다 그중 하나인 좁은 길을 네 명의 사 내가더듬거리며 나아가고 있었다 등불도 비치지 않아 낮에도 어둑 한 그곳을 사람들은 윗길이라고도 불렀다 이윽고 앞장을 서서 걷던 김기영이 멈추더니 벽에 붙은 판자문에 바짝 얼굴을 가져다대었
댓글 없음:
댓글 쓰기